앞에서 구조업무혁신의 시작은 사람에게서 출발해야 하며, 사람은 자신의 일에는 프로(Professional)가 되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여기서는 구성원 개개인이 진정한 프로(Professional)로서 업무의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빠름’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효율(efficiency)이란 최소한의 투입으로 주어진 또는 최대한의 산출을 얻는 것으로 투입에 대한 산출의 비율로 나타나며, 그 비율의 값이 클수록 효율이 높다고 말한다. 효율은 산업·서비스업·경영·행정·교육·과학기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량 증대, 수익 증대, 질적 향상, 소요시간 단축, 노력 감축, 만족도 및 사기 앙양 등의 목표와 함께 평가된다. 여기서 너무 생산과 이익의 능률만을 강조하는 것은 집단이나 구성원 개개인의 삶의 만족과 질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떤 분야의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구조기술자는 상대방이 원하는 최적의 결과물을 짧은 시간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핵심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재빨리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활용하여 자기만의 성과로 표현하는 능력, 즉 ‘지식생산기술’을 갖추어야 한다.
실력 있는 구조기술자가 되려면 먼저 업무에 대한 올바른 방향설정과 최적의 계획을 위한 능력과 속도조절을 잘 해야 한다.
조직으로부터 새로운 업무를 부여 받으면 무작정 관례나 습관 또는 어떤 프로세스(Process)에 맞추어 일을 바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업무를 좀 무미건조하게 기계적으로 하는 것 같고, 적당히 시간과 노동을 소비하면서 일을 때우는 것 같아 비능률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일단 일을 시작하다보면, 때가되어 일은 저절로 끝난다.’는 사고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며 비효율적인 태도이다.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어떻게 작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최선인지를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구조설계자가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려면 먼저 건축계획, 건축가의 의도, 발주처의 요구사항, 공사비, 특기사항, 일정, 자재수급, 시공성 등 프로젝트(Project)의 전반적인 이해가 중요하다. 속력을 본격적으로 내기 전에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처음에는 ‘빠름’ 보다는 ‘바름’이 중요하다. 처음에 방향을 잘못 잡아 나중에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시작부터 최단거리로 올바르게 방향설정을 해야 한다. ‘무작정 빠름’보다는 ‘올바른 방향으로의 빠름’을 위한 최적의 계획이 중요하다. 상황에 따른 빠르고 올바른 판단과 효율적인 업무전략이 필요하다. 이왕 가려거든 지식, 경험, 직관, 도전 등을 통하여 지름길로 가야 한다. 똑같은 속력으로 이동하더라도 지름길을 이용하면 더 짧은 시간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젝트(Project)의 성격과 목표를 잘 파악하여 각 단계마다 상황마다 천천히 걸어야 할 때, 멈추어야 할 때, 달려야 할 때를 잘 판단해야 한다. ‘무작정 빠름’보다는 ‘올바른 방향으로의 빠름’을 위한 강약조절이 필요하다. 산을 오르겠다는 욕심에 무작정 힘을 써 올랐는데, 정상에 도착해서야 이 산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면, 이처럼 비효율적인 것은 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실천하기 전에 먼저 이미지 트레이닝(Image Training), 공정표, 계획서 등을 통하여 앞으로 진행될 일들을 상상하고 문제의 가능성을 예측하며 업무의 중복과 낭비요소는 없는지 체크(Check)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혹시 업무진행과정에서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매 순간 남아있는 한계시간 내에서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또 다른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실력 있는 구조기술자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업무수행능력에 대한 속도(Speed)를 높여야 한다.
“21세기는 속도의 시대이다.”라는 빌 게이츠(Bill Gates)의 말처럼 속도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변화시키는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현대에 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빠름’은 이 시대 최고의 가치이자 미덕으로 추앙받고 있다. 빠른 속도가 비즈니스(Business)의 본질을 바꾸고 인간의 생각과 생활도 바꾸고 있다.
물론 21세기가 진정한 창조적 시대로 성장하려면 ‘느림’의 키워드(Key word)도 존중되어야 한다. 이는 속도가 너무 빠르면 창조적인 사고가 유실되기 쉽기 때문이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이 있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라는 속담도 있다. 때로는 자유롭게 여유를 가지고 쉬어갈 때, 생각은 더욱 살지고 풍요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빠름’의 시대적 흐름에서도 ‘느림’의 지혜가 필요하다.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달리는 시대의 고속열차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현기증을 느끼면서도 낙오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두려워서 열차에서 내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빠른 속도에 익숙한 고객들도 이제는 오래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제는 고객의 질문과 요구에 대하여 즉각적이고 빠른 대응과 올바른 조치는 고객만족서비스의 기본이다.
과거에는 ‘빨리빨리’가 한국인의 고질병으로 비판을 받기도 하였지만, 이제는 그 ‘빠름’ 덕분에 좀 더 잘 살게 되었고, 많은 분야에서 한국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속도를 높이는 것은 표면적으로 높은 효율을 통하여 수입과 생산성 등을 증가시키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의미 있는 경험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함이다. 속도를 높이는 것은 단순히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줌으로써 덜 바쁘고, 더 여유로워져 행복을 위한 균형 잡힌 삶을 만들어주는 비밀의 열쇠다. 업무의 진행속도를 높여 일을 빨리 끝내야 정시퇴근도 가능하고 휴일에 쉴 수 있으며, 이로써 시간이 만들어져야 비로소 자기개발, 운동, 취미, 친목, 여행, 봉사, 휴식 등 여가활동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여가활동은 몸과 마음에 활력을 주어 사람들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며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예를 들어 야근은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이다. 야근을 하게 되면 그 다음 날 피곤하여 업무에 지장을 주어 업무효율을 떨어뜨린다. 회사도 야근수당, 식비, 교통비 등의 경비가 추가로 발생하여 손해다. 그래서 앞뒤 안 가리고 철야와 야근을 하면 아마추어(Amateur)이고 정시에 퇴근하면 프로(Professional)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이는 프로(Professional)는 야근으로 인하여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쓸모없이 에너지를 마구 소모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물론 업무량이 많고, 납품시간이 촉박하여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겠지만, 어찌 보면 구성원의 업무수행능력의 부족과 일의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야근한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늦어지는 퇴근이나 야근의 가장 큰 원인은 근무시간을 효과적으로 쓰지 못하는 습관 때문이다.
사람들은 향상 시간이 없다고 투덜대지만, 사실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고 낭비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본인이 근무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세부적으로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혹시 본인이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주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나 이메일(E-Mail)을 확인하고 인터넷뉴스(Internet News)를 보고 직장 동료와 수다를 떠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일을 하더라도 유난히 어느 한 부분에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면, 그 부분을 개선하는데 노력하여야 한다.
오늘의 할 일에 대하여 일의 우선순위를 두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의 할 일을 작은 일까지 너무 일일이 적어 놓으면 정작 더 중요해야 먼저 할 일이 뒤로 밀리는 결과를 만들어 내므로, 가장 중요한 3~5개의 일만을 목록에 적어두고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리는 자세도 필요하다. 덜 중요한 일은 중요한 일을 끝내고 해도 늦지 않다.
어떤 업무를 완료하는 날짜에 대한 약속 및 계획도 여유롭게 잡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어떤 프로젝트(Project)가 주어졌을 때 본인의 스케줄(Schedule)이나 능력으로 10일 정도면 일을 마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가능한 3~7일 정도는 더 시간을 늘려 13~17일 후에 결과를 내거나 납품을 할 것을 고객과 약속하는 것이 좋다. 고객과의 약속날짜를 너무 빡빡하게 잡아놓으면, 일의 진행 중에 처음에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이 생긴다거나 예전에 수행했던 일처리나 더 급한 새로운 일 등이 갑자기 생겨 업무량이 많아짐으로써 본인을 정신 못 차리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프로(Professional)라면 고객과의 시간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시간을 준수하지 못하면 고객의 신뢰는 땅에 떨어진다. 그러므로 프로(Professional)는 최악의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납품시간을 준수할 수 있도록 스케줄(Schedule)관리를 잘 해야 한다. 만약 일이 순조롭게 풀려서 예정한 날짜보다 빨리 고객에게 결과물을 제출할 수 있다면, 고객은 감동받고 신뢰를 주게 된다. 따라서 어떤 업무의 계획과 약속은 가능한 여유롭게 잡고, 결과는 약속날짜보다 빨리 내놓는 사람이 프로(Professional)다.
또한 정시에 퇴근하려면 업무를 마친 후에 하는 활동을 중요시해야 한다. 자고로 진심으로 정시퇴근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 ‘칼퇴근’을 할 수 있다. 일을 빨리 마치고 ‘칼퇴근’을 할 강한 욕구가 없는 사람이 업무처리속도가 빠를 리 없다. 따라서 업무시간 외의 활동을 소중히 하며 이를 즐길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하고 싶은 것을 해야 기분전환이 되고, 그로 인해 에너지가 충전되어야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제는 많은 회사에서도 맨아워(Man Hour, 1인 1시간의 노동량, 작업에 투여된 전체 인력을 한 사람의 작업시간으로 환산한 개념. 5명이 하루 8시간씩 10일을 일했다면 400맨아워가 된다.)와 같은 선진 관리기법들을 동원하여 프로젝트(Project)마다 구성원의 투입시간을 체크(Check)한다. 그럼으로써 무작정 많은 근무 및 야근 시간을 가진 구성원의 고과(考課)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되레 작은 시간투입에 높은 성과를 내는, 즉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구성원을 선호하고 인정해 준다.
어떻게 보면 모든 일에서 품질은 기본이라고 보면, 결국 시간과 속도와의 싸움이다. 작업의 속도와 효율성을 높여 일하는 시간을 줄여야 다른 것은 다 제쳐놓더라도 본인이 행복해 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조기술자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하여 끊임없이 공부하고 경험하여 많은 구조지식과 기술을 습득하여야 하며, 좋은 구조적 사고방식, 좋은 구조적 감성, 창의적 발상 등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일에 대한 높은 집중력과 함께 효율적인 업무전략이 필수적이며, 빠른 업무수행을 위하여 전산화(Computerization), 프로세스(Process)의 정착, 데이터베이스(Database)의 구축 등이 필요하기도 하다.